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트램폴린

트램폴린



내가 죽으면 어떨 것 같애

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

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


그때 우리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넘어졌다

어떻게 끝내는 게 가장 아름다울지

죽어본 적이 있는 사람처럼

마지막 자세를 고민했다


번갈아 가며 추락하다가

허공에서 눈이 마주치면 웃었지

한 번도 같은 곳을 바라보며

우와, 동시에 탄성을 지른 적은 없었지만


너를 생각하는 기분은

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다 사라지는

아득하고 선명한 감정


엄마가 죽으면 어떡하지

외갓집에서 키우던 개가 죽으면

죽으면서 내 생각이라도 한다면


잊을만하면 네 꿈속에서 죽는 게 내 안부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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