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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.04.08 귀를 기울이면

사랑하는 것들의 배에 귀를 대고 누워있는 걸 좋아했다. 무방비 상태로 벌러덩 잠든 고양이의 배에 가만히 귀를 대보면 심장이 바쁘게 뛰는 소리가 들린다. 이 작은 몸뚱아리 속에 심장도 있고 폐도 있고 간도 있고 아무튼 그런 것들이 오밀조밀 다 모여 있다는 게, 또한 그것들이 나를 얼마나 충만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두근거려 한다.


오래 전 애인의 배를 베고 누으면 고로록 고록하는 소리들이 들렸다. 그의 숨소리에 맞춰 시선이 위 아래로 나긋하게 넘실거렸다. 우주 같애. 불 꺼진 방에서 눈을 감고, 나는 애인의 까만 우주 속을 둥실둥실 유영하는 상상을 했다. 나 지금 심장 엄청 빨리 뛰어. 하면서 그의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면 다섯 중 다섯은 엉뚱한 데를 더듬으며 정말! 하고 장난을 치다 나한테 물리곤 했다.


거실 바닥에도, 소파 위에도, 침대에도 내가 잠시라도 누운 자리에는 시집이 널브러져 있다. 토토는 항상 거기 머리를 베고 잠이 든다. 저 애에겐 지금 어떤 우주가 들릴까. 봄날에는 쓸데없이 그런 것들을 궁금해하며 서로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다 잠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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