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좋아하는 과자
- 백인경
- 2021년 12월 24일
- 1분 분량
내가 좋아하는 과자
내가 좋아하는 과자는 달고 딱딱한 형태
앞니에 잘 끼이는 검정
입을 가리고 짓는 표정
나는 그걸 걔한테 주고 싶어
걔가 보고 있던 나를 본다
열대과일은 말리면 더 달콤해진다는데
본 걸 또 보고 있으면
점이 자꾸 커지는 것 같아
계절보다 소매가 더 빨리 자랄 때
숙취는 어지럽게 발효되고
엉터리 레시피를 알려주어도
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
실패한 과자가 더 소중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
고 생각하기로 한다
다시는 똑같이 만들 수 없거든
나의 유일함은 검은 반죽에 야광별을 잘라 넣는 것
차핑 차핑 차핑
자취를 남기기엔 물웅덩이가 너무 잦다
걔가 좋아하는 과자는 돌멩이처럼 야문 비밀
내 명치 속 금붕어는 걔가 다 키웠다
물고기의 언어로 걔는 내게 말한다
걔는 오늘 안 와
걔는 단 거 안 좋아해
걔는 너 시인이라고 생각 안 해
그래서 나는 주고 싶어
아직 아스팔트가 뜨거울 때
과자, 하고 말하면 어디? 하며 신발을 신는 사람에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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